보행 패턴에 따라 진동 흡수 주파수를 스스로 조정하는 ‘가변 동흡진기’로, 카메라·관성센서의 데이터 품질과 로봇의 위치추정 정확도를 지키다.

발명의 배경과 필요성
사족(四足) 보행 로봇을 비롯한 다리식 이동 로봇이 산업 현장의 새로운일꾼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바퀴로는 넘기 힘든 계단과 험지, 사람이들어가기 위험한 재난·플랜트 현장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어, 발전소·정유 설비 점검부터 건설 현장 모니터링, 순찰·경비, 재난 구조, 물류운반까지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사족보행 로봇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18% 안팎으로 성장하고, 상용 배치 대수도 2025년 약1만 8천 대에서 2030년대 중반 9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성장의 핵심 동력은사람이 일일이 조종하지 않아도 로봇이 스스로 길을 찾고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성’이다.
자율주행의 출발점은 로봇이 ‘지금 내가 어디 있는가’를 정확히 아는 위치추정이다. 여기에는 카메라(시각 정보)와 관성측정장치(IMU)를함께 쓰는 시각·관성 오도메트리(VIO)와 SLAM(동시적 위치추정·지도작성)이널리 활용된다. 두 센서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값이싸고 가벼워 로봇에 얹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카메라·관성센서가보내오는 데이터의 품질이 로봇의 위치추정 정확도를, 나아가 자율주행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좌우한다.
문제는 다리식 로봇의 보행이 본질적으로 다리와 지면이 주기적으로 부딪히는 충격과 위아래 흔들림, 급격한 회전을 동반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최근 로봇공학 연구들도이러한 ‘발 접촉 충격’과‘고주파 진동’을 표준 인식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대표적 난제로 지목한다. 이 진동이 카메라·관성센서로 그대로 전달되면, 영상에는 모션 블러(움직임에 의한 번짐)가 생겨 위치추정의 핵심인 특징점 추출·추적이 어긋나고, 심하면 VIO·SLAM의 궤적 추정 자체가 순간적으로 무너진다. 로봇이 빠르고 힘차게 움직일수록 정작 로봇의 ‘눈’은 흐려지는 역설이 자율주행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기존에는 드론에서 쓰던 고무 댐퍼나 나일론 링을 센서 플랫폼에 결합해 진동을 줄였다. 하지만이 방식은 한번 설치하면 특성을 바꿀 수 없어, 로봇의 보행 패턴이 달라지면 오히려 센서 플랫폼이 공진(共振)해 흔들림이 더 커질 수 있다.게다가 진동 흡수에는 부드러운 댐퍼가 유리하지만, 부드러운 댐퍼는 큰 충격이나 급격한 움직임에서과도하게 변형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그래서 보행 속도와 패턴이 바뀔 때마다 흡수 특성을 스스로 바꿔흔들림을 걸러내는, 능동형 완충·진동 저감 구조가 필요했다.
기술 원리 및 구현 방법
본 발명은 마치 동물이 달리면서도 목을 이용해 머리와 눈을 안정시키듯, 로봇 몸체와 센서 사이에 ‘목’ 역할을 하는 장치를 두어 흔들림을 걸러낸다. 장치는 크게 세 부분, 즉 충격을1차로 흡수하는 완충장치, 카메라·관성센서를얹는 센서 플랫폼, 그리고 보행 진동에 맞춰 흡수 주파수를 조정하는 가변 동흡진기로 구성된다.
완충장치는 로봇 몸체에 고정되는 고정판과, 여기에 여러 개의 조인트·연결 막대로 이어진 복수의 링키지(연결 구조)로 이루어진다. 각 링키지에는 유압 댐퍼와 스프링이 함께 들어가, 몸체에서 올라오는 충격과 진동을 먼저 흡수해 센서 플랫폼으로 전달되는 양을 줄인다. 이 단계가 급격한 충격을 받아내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센서 플랫폼은 완충장치 위에 결합되어 카메라와 관성측정장치를 전방을 향해 탑재한다. 이 발명의 목표는 결국 이 플랫폼의 위치 이동과 회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플랫폼이얼마나 조용히 유지되느냐가 곧 센서 데이터의 품질과 위치추정 정확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센서 플랫폼 위에 얹히는 가변 동흡진기다. 동흡진기는 별도의질량체를 진동시켜 본체의 진동을 상쇄하는 고전적 장치인데, 본 발명은 여기에 ‘조정 기능’을 더했다. 액츄에이터가비틀림 스프링을 돌리고, 이 스프링에 연결된 가이드를 따라 선형 스테핑 모터(질량체 역할)가 앞뒤로 이동한다. 즉, 질량체가 회전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역학적으로 보면, 이 장치가 진동을 상쇄하는 ‘흡진 주파수’는 질량체의 거리에 따라 결정되어, 질량체를 회전 중심에 가깝게 둘수록 더 높은 주파수를 흡수한다. 따라서로봇이 빠르게 걸어 진동이 빨라지면 질량체를 가까이, 느리게 걸으면 멀리 옮겨 흡수할 주파수를 실시간으로맞출 수 있다. 이렇게 보행 속도와 패턴이 바뀌어도 센서 플랫폼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억제한다.


기술의 장점 및 기대 효과
기술의 장점 가장 큰 강점은 능동적으로 조정되는 ‘가변성’이다. 진동을상쇄하는 동흡진기는 본래 흡수 주파수가 고정돼 있어, 흔들림의 주파수가 달라지면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실제로 특성이 고정된 수동형 흡진기는 외란 주파수가 일정할 때만 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리식 로봇은 걷기·뛰기·방향전환에 따라 진동 주파수가 수시로 바뀐다. 본 장치는 질량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옮겨 흡수 주파수를보행에 맞춰 다시 맞추므로, 속도·패턴이 바뀌어도 공진을피하고 안정적인 시각·관성 데이터를 얻는다. 게다가 이 재튜닝을 적은 전력으로 수행해, 상시 큰 힘을 가하는 능동 제어보다 에너지 부담이 작다.
이는 기존 진동 저감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진동 제어는보통 특성이 고정된 ‘수동형’과 큰 구동력을 상시 가하는 ‘능동형’으로 나뉘는데, 수동형은정해진 한 주파수에서만 잘 듣고 능동형은 전력 소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다. 본 장치는그 사이에서 질량체 위치만 바꿔 흡수 주파수를 재조정하는 ‘가변(적응)형’으로 두 방식의 장점을 취한다.값비싼 특수 진동 흡수 부재나 복잡한 능동 제어 없이 비틀림 스프링과 선형 스테핑 모터라는 단순한 기구만으로 넓은 주파수 대역을 감당한다는점에서,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활용 방안 흔들림 속에서도 선명한 시각 정보가 필요한 임무라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발전소·정유 플랜트·변전 설비처럼 위험하거나 접근이 어려운현장의 무인 점검, 광산·건설 현장 모니터링, 순찰·경비, 재난·구조 작업이 있다. 모두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곳에서 로봇이 사람의눈을 대신해야 하는 임무다. 실제로 사족보행 로봇 시장에서 산업 점검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방폭 인증을 갖춘 점검용 사족로봇이 정유·에너지 설비에 투입되는등 상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나아가 카메라·관성센서를얹는 이동형 플랫폼(자율 이동 로봇, 드론, 웨어러블 촬영 장비 등) 전반으로도 응용 여지가 넓다.
센서 데이터의 안정성이 높아지면 위치추정과 SLAM(동시적 위치추정·지도작성)의 정확도가 향상되고, 이는곧 로봇이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길을 찾고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성’의 신뢰성과 안전성으로 이어진다. 위치추정이 흔들리면 로봇이 경로를이탈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커지는 만큼, 흔들림을 근본적으로 걸러 주는 이 기술은 자율주행의 신뢰성을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여기에 고가의 특수 부재 대신 저렴한 부품으로 구현해 제작 비용까지 낮출수 있어, 다리식 로봇의 상용화와 보급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매물 IBL-26-0841
발명자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이동준 교수, 김태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