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를 녹여 낸 자리에 생긴 미세한 기공에황을 고르게 담고, 남겨 둔 황화코발트가 폴리설파이드를 붙잡아 리튬-황전지의 전도성과 수명을 함께 높이는 양극 활물질 제조 기술.

발명의 배경과 필요성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금의 리튬이온 전지보다 더 가볍고 더 많은 에너지를 담는 차세대 전지에 대한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 유력한 후보가 양극에 황을, 음극에 리튬 금속을 쓰는 리튬-황 전지다. 황은 석유 정제 과정에서 대량으로 나오는 값싼 원료이고, 니켈·코발트 같은 고가 금속도 필요 없다. 무게당 에너지 밀도도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1.5배 이상 높아, 무게가 곧 성능인 무인기·드론·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세계 리튬-황 전지 시장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30%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내다보며, 항공우주·방위·첨단 모빌리티 수요를 성장 동력으로 꼽는다. 국내에서도 리튬-황 전지를 실은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가 성층권에서 약 13시간 비행 시험을 마쳤고, 도심항공교통·고고도 무인기 탑재를 목표로 한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의 문턱에는 오래된 난제가 버티고 있다. 먼저 황은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 부도체라, 반드시 탄소처럼 전도성이 높은 재료와 복합체를 이뤄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 물질인 리튬 폴리설파이드다. 이 물질은 전해액에 녹아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셔틀’ 현상을 일으키는데, 그만큼 반응에 쓰일 황이 빠져나가 용량이 줄고 수명이 짧아진다.
이를 풀기 위해 구멍이 많은 다공성 탄소에 황을 담는 연구가 이어져 왔지만, 원하는 기공 구조를 만드는 공정이 복잡하고 기공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담을 수 있는 황의 양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금속 화합물로 폴리설파이드를 붙잡으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기공과 흡착 기능을 함께 갖추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황을 많이, 그리고 고르게 담으면서 전기가 잘 통하고, 녹아 나오려는 폴리설파이드까지 붙잡을 수 있는 양극 소재를 간결한 공정으로 만드는 방법이 필요했다.
기술 원리 및 구현 방법
본 발명이 만드는 양극 소재는 비유하자면 ‘자석이 박힌 스펀지 공’이다. 전기가 잘 통하는 탄소가 스펀지처럼 구멍 많은 공 모양 골격을 이루고, 그 구멍 속에 황이 고르게 들어차며, 곳곳에 박힌 황화코발트 입자가 자석처럼 폴리설파이드를 끌어당겨 붙잡는다. 이 구조는 다섯 단계를 차례로 거쳐 만들어진다.
첫 단계에서는 코발트 화합물을 녹인 용액과 유기 화합물을 녹인 용액을 섞어, 금속과 유기물이 그물처럼 엮인 결정(금속-유기 골격체)을 합성한다. 이때 메탄올 용매와 황산 이온이 함께 있으면 결정이 녹았다가 다시 자라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속이 비고 구멍이 많은 공 모양 구조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조건을 달리해 만든 판 모양·다면체 모양 전구체와 비교하면, 큰 기공의 부피가 약 2배에 이른다.
다음으로 이 전구체를 아르곤 같은 비활성 기체 속에서 고온으로 가열하는 탄화 단계를 거친다. 그러면 유기물은 구멍이 많은 탄소 골격으로 바뀌고, 코발트는 수 나노미터에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금속 입자로 맺힌다. 이때 코발트의 촉매 작용으로 탄소 일부가 흑연처럼 질서 있게 바뀌어 골격의 전기 전도성이 높아진다.
세 번째 황화 단계에서는 황 증기가 흐르는 가열로 안에서 열처리해, 코발트 입자의 일부만 황화코발트로 바꾼다. 이어지는 네 번째 에칭 단계가 이 발명의 핵심이다. 묽은 염산에 담그면 황으로 바뀌지 않은 코발트만 골라서 녹아 나가고, 산에 강한 황화코발트는 그대로 남는다. 건물을 다 지은 뒤 비계를 걷어 내면 빈 공간이 생기듯, 코발트가 빠져나간 자리는 수 나노미터에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메조 기공이 된다. 황을 담을 방과 폴리설파이드를 붙잡을 자리가 한 번에 마련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 구조체를 황 분말과 섞어 밀봉한 뒤 황이 녹는 온도로 가열하면, 녹은 황이 모세관 현상처럼 기공 속으로 스며들어 고르게 자리 잡는다. 이렇게 완성된 양극 활물질은 전체 무게의 60~75%를 황이 차지하며, 기공 속에 고르게 흩어진 황이 탄소 골격을 통해 전자를 주고받고, 곁에 있는 황화코발트가 녹아 나오려는 폴리설파이드를 붙잡아 둔다.

기술의 장점 및 기대 효과
기술의 장점 가장 큰 강점은 하나의 소재 안에서 세 가지 역할이 깔끔하게 나뉜다는 점이다. 흑연화된 탄소 골격은 전자가 다니는 길이 되고, 코발트를 녹여 낸 메조 기공은 부도체인 황을 잘게 나누어 고르게 담아 반응에 잘 참여하게 하며, 남겨 둔 황화코발트는 폴리설파이드를 붙잡아 셔틀 현상을 억제한다. 실제로 폴리설파이드를 녹인 용액에 소재를 넣고 지켜보자, 본 기술의 소재를 넣은 용액만 2시간 만에 거의 투명해졌다. 이 소재로 만든 전극은 100회 충방전 뒤에도 그램당 약 900mAh, 빠른 속도로 300회를 반복한 뒤에도 약 500mAh의 용량을 유지했다.
이는 기존 접근과 순서와 발상이 다르다. 다공성 탄소에 금속 황화물을 덧붙이는 방식은 황화물이 부피가 커지면서 오히려 기공을 막아 황이 고르게 퍼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실제로 코발트와 황화코발트가 함께 남은 비교 소재는 용량이 빠르게 줄었다. 본 기술은 ‘금속을 일부만 황화하고 나머지는 녹여 낸다’는 단계 설계로, 폴리설파이드를 붙잡는 촉매와 황을 담을 기공을 하나의 흐름 안에서 동시에 확보한다. 기공 구조는 전구체가 스스로 만들어 내고 이후 공정도 열처리와 산 처리처럼 널리 쓰이는 방법이라, 재현성과 확장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활용방안 가장 직접적인 활용처는 무게당 에너지가 중요한 리튬-황 전지의 양극재다. 성층권을 오래 나는 고고도 무인기, 비행 시간이 곧 경쟁력인 드론, 도심항공교통 기체, 가벼운 전원이 필요한 국방·우주 장비가 대표적이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로도 넓힐 수 있다. 양극재·배터리 기업의 기능성 양극재로 도입할 수 있고, 분리막 코팅 같은 관련 소재로도 응용할 여지가 있다. 같은 기술이 일본과 미국에서도 특허로 등록되어 있어 해외 사업화를 검토하기에도 유리하다.
리튬-황 전지 상용화의 관건이 폴리설파이드로 인한 수명 저하인 만큼, 셔틀 현상을 소재 단계에서 억제하는 이 기술은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흔하고 값싼 황을 주원료로 쓰는 전지가 늘어나면 니켈·코발트 같은 고가 금속에 대한 의존과 공급망 부담을 함께 줄일 수 있다. 더 가볍고 오래가는 전원은 무인기와 항공 모빌리티의 비행 시간을 늘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매물 IBL-26-2009
발명자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김동완 교수, 서승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