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접촉부)이 바닥에 닿는 순간 스스로 눌리고 기울어져, 복잡한 센서·제어 없이 지면 위 얇은 물체까지 비집어 파지하는 병렬형 그리퍼.

〔장치 구현 예시〕 본 이미지는 AI를 통해 구현된 이미지입니다.

발명의 배경과 필요성

전자상거래와 스마트 제조가 확산되면서, 물류창고와 생산라인에서 물건을 집고 옮기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로봇 팔 끝에서 실제로 물체를 쥐는 장치가 그리퍼(gripper)인데, 시장에서도 그리퍼는 로봇 엔드이펙터(말단장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관련 시장은 매년 10%대의 높은 성장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물류 현장에서는 모양과 포장이 제각각인 수많은 품목(SKU)을 손상 없이 빠르게 집어내는 ‘유연한 파지’ 능력이 자동화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두 개의 척(집게)을 평행하게 오므려 물체를 집는 병렬형 그리퍼다. 그런데 강한 힘으로 꽉 쥐기 위해 딱딱한 강체(rigid)로 만든 일반적인 척은 정해진 형상의 물체에는 정밀하지만, 모양이 조금만 달라져도 잘 맞물리지 못한다. 결국 집으려는 물체마다 맞는 척으로 바꿔 끼워야 해, 정형화된 환경에서 정해진 물체만 다루는 데 그친다. 이를 보완하려 말랑한 소재로 물체 외형에 감기듯 적응하는 소프트·핀레이(Fin-ray) 그리퍼가 나왔지만, 반복 정밀도가 낮고 쥐는 힘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까다로운 것이 명함·카드·종이·판재처럼 바닥에 납작하게 붙은 얇은 물체를 집어 올리는 일이다. 로봇공학 연구들도 평평하고 단단한 바닥 위의 얇은 물체를 두세 손가락 그리퍼로 집는 작업을 대표적 난제로 꼽는다. 딱딱한 손끝이 물체와 바닥 사이로 파고들지 못하고, 무리하게 누르면 물체나 바닥, 손끝이 서로 부딪혀 파지가 실패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비전 카메라와 힘·토크 센서를 더하거나 로봇 팔을 크게 움직여 물체를 비스듬히 세우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그만큼 센서와 제어가 복잡해지고 비용이 커진다.

게다가 회전형 손가락 메커니즘을 적용한 그리퍼도 손끝이 곧게 펴진 초기 자세에서 회전 중심이 손끝에 놓여, 바닥 같은 주변 환경과 유연하게 상호작용 하지 못했다. 결국 손끝이 바닥에 닿는 순간 스스로 눌리고 기울어지며 지면에 순응해, 값비싼 센서나 복잡한 제어 없이도 얇은 물체까지 비집어 낼 수 있는 새로운 파지 구조가 필요했다.

기술 원리 및 구현 방법

본 발명은 마치 손끝이 바닥에 닿으면 힘을 빼고 각도를 맞추듯, 별도의 모터 없이 순수한 링크(연결 구조)와 스프링만으로 손끝에‘순응성’을 부여한다. 그리퍼는 서로 마주 보는한 쌍의 척(제1 척·제2 척)으로 이루어지고, 이두 척은 병렬형 구동 모듈 위에 얹혀 수평으로 오므라들며 물체를 집는다. 척 하나는 크게 물체·바닥에 직접 닿는 접촉부, 손끝을 수직으로 눌러 주는 제1 구동 메커니즘, 손끝을 회전시키는 제2 구동 메커니즘, 그리고 눌린 정도를 읽는 포텐시오미터로 구성된다.

〔장치 구성〕 접촉부(100)·제1 구동 메커니즘(200)·제2 구동메커니즘(300)이 결합된 척 하나의 정면 구조


접촉부는 지면과 수직으로 선 납작한 판으로, 물체에 직접 닿아 이를 파지한다. 제1 구동 메커니즘은 서로 일정한 각도(제1 사이각)로 이어진 상부 마디부와 하부 마디부, 그리고 이들을 잇는 비틀림 스프링으로 이루어진다. 손끝이 바닥에 닿은 뒤 손을 더 내리면, 지면의 반발력에 두 마디부가 접히면서 사이각이 줄고 접촉부가 수동적으로 위로 밀려 올라간다. 즉 손끝이 바닥을 밀어붙이는 대신 스스로 ‘움츠러들며’ 수직 방향으로 순응하는 것이다. 이 구조는 손끝이 위아래 한 방향(1 자유도)으로만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설계돼, 지면과 충돌해도 물체와 장치를 보호한다.

제2 구동 메커니즘은 마디부와 평행사변형을 이루는 링크 유니트(상부·하부 링크)와, 손끝을 눌러 주는 두 개의 가압부(제1·제2 가압부), 그리고인장 스프링으로 구성된다. 핵심은 두 단계 동작이다. 두가압부가 동시에 손끝을 누르면 접촉부는 수직 자세를 유지한 채 강하게 물체를 집는다. 반면 손을 더내려 제2 가압부만 손끝을 누르면, 접촉부가 지면에 닿은채로 회전해 비스듬히 기운다. 이렇게 기운 손끝을 물체 아래로 밀어 넣어, 바닥에 붙은 물체를 숟가락처럼 떠내는 ‘비집기(scooping)’가 가능해진다.

〔동작 원리〕 손끝이 지면에 닿으며 굴절 간격이 (a)→(b)→(c)로 줄어들수록 접촉부가 눌리고, 이어 회전해 기울어지는순응 과정


손끝이 얼마나 눌렸는지는 상부 마디부 위끝과 접촉부 아래끝 사이의 ‘굴절간격’으로 나타난다. 손을 내릴수록 이 간격이 단계적으로(넓게 → 좁게) 줄어들며, 처음에는 수직으로 꽉 쥐다가 더 눌리면 손끝이 기우는 비집기 자세로 전환된다.상부 마디부에 달린 포텐시오미터가 이 간격을 실시간으로 읽어, 카메라 없이도 손끝이 닿은바닥·물체의 형상 정보를 파악하고 척의 위치를 제어할 수 있다. 손끝이 바닥에서 떨어지면 두 스프링의 복원력으로 접촉부는 다시 수직의 처음 자세로 돌아온다.

이렇게 준비된 한 쌍의 척을 병렬형 구동 모듈이 수평으로 나란히 오므려, 물체에균일한 힘을 가하며 파지한다. 두 척이 각자 독립적으로 순응하므로, 경사진 바닥이나 다각형·부정형 물체에서는 좌우 척의 굴절 간격을 서로 다르게 맞춰 형상에 밀착시킬 수 있다. 또한 척과 구동 모듈은 탈착부로 손쉽게 분리·결합되어, 유지·보수가 편하고 하나의 척을 여러 로봇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기술의 장점 및 기대 효과

기술의 장점  가장 큰 강점은 별도의 센서 없이 손끝이 스스로바닥에 맞추는 ‘기구적 순응성’이다. 바닥에 대한 적응과 비집기 동작이 값비싼 힘·토크 센서나 임피던스제어 같은 복잡한 알고리즘 없이, 링크와 스프링의 기계적 구조만으로 이루어진다. 덕분에 구조가 단순하고 저렴하며 고장에 강하면서도, 소프트 그리퍼와달리 강한 파지력을 내고 강체 척과 달리 다양한 형상에 적응한다. 두 척이 각자 독립적으로 순응하므로경사진 바닥이나 다각형·부정형 물체에도 좌우가 알아서 밀착한다.

이 점이 기존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딱딱한 강체 그리퍼는 정밀하지만정해진 형상만 다루고, 소프트 그리퍼는 유연하지만 힘과 정밀도가 부족한 양극단에 있었으며, 얇은 물체를 집으려면 비전·힘센서와 정교한 제어를 더해야 했다. 본 발명은 순수한 기구 설계만으로 ‘강한 파지력’과 ‘바닥·형상 순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또한 척과 구동 모듈을 손쉽게분리·결합하는 탈착 구조라, 최근 자동화 현장이 선호하는모듈형(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과도 잘 맞아 하나의 척을여러 로봇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활용 방안 전자상거래 물류의 피킹 자동화가 대표적이다. 창고에서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상품을 집어내야 하는 빈 피킹(bin picking), 특히 카드·문서·납작한 부품·동전처럼 기존 그리퍼가 놓치거나 손상시키던 얇은 물체취급에 강점을 발휘한다. 방역·서비스 로봇처럼 바닥에 놓인물체를 집어야 하는 작업, 다각형·부정형 물체가 섞인 혼재파지에도 두루 쓸 수 있다. 탈착형 척 구조 덕분에 다양한 로봇 팔에 손쉽게 이식되어 라인 전환도 빠르다.

복잡한 센서와 제어 없이 기계적으로 바닥에 순응한다는 점은 곧 낮은 도입·유지비용과 높은 신뢰성을 뜻한다. 지면 충격으로부터 물체와 장치를 함께 보호하면서, 기존 자동화 설비로는 다루기 어렵던 얇고 불규칙한 물체까지 안정적으로 집어낼 수 있다. 다양한 형상의 물체를 손상 없이 빠르게 파지하려는 물류·제조 현장의수요가 커지는 만큼, 비정형 환경에서 물체를 집고 옮기는 픽앤플레이스(pick-and-place)로봇의 활용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현 예시〕 한 쌍의 척이 바닥에 놓인 대상물에 접근하는 모습



특허매물  IBL-26-0948

발명자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김기훈 교수, 윤덕찬